2년 반 전 준이는 지금의 구오즈 보다 어린 21살이었어요. 제작진 앞에서 최근 낸 공개곡 얘기를 합니다. 자신의 현재를 담은 거였죠. 절절하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노래였던 걸로 기억해요. 준이도 찾아봤겠죠. 사람들이 뭐라고 하나. “생각을 줄이고 공기를 더 느껴라” 준이는 그말에 공감했다고는 하지만 저는 글쎄요.. 사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 대해서 기술적인 면을 제외하고 내용을 두고 말한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조심스럽거든요. 정신과 의사도 아니고..생각을 줄이라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때가 있습니다. 무튼 플로우나 딕션에 대한 얘기를 하며 그 곡에 대해 반성을 해요. 그리고 제 가슴을 때렸던 준이의 그말. “그 곡을 만든 걸 가장 후회해요.” 자신의 ..
“음악 얘기 좀 해줘 재밌는 거.” 2년 전 이래저래 고민 많던 준이는 영감을 찾아 헤메는 듯 보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근황이고 뭐고 음악적인 얘기가 가장 듣고 싶었겠죠. 십일이 묻네요. “랩은 잘해?” 너 개인작업은 잘 하고 있느냐. 무뎌지지 않고 있느냐. 대충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요? 평소 우리가 밥 먹듯 듣는 “잘지내?”만큼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입니다. “너무 어려워요.” 빙구웃음 날리며 얘기하는 준이..한숨이 푹 쉬어졌어요. 제일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이런 거겠죠?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고 미쳐버리겠는 느낌. 때로는 잘 한다라는 게 어떤 건지도 모르겠는 느낌. 준이 표정이 씁쓸해요. “소재가 없어요.” 제가 작문 배울 때 했던 말이랑 똑같아요. 전 욕 엄청 먹었어요. 강사..
문과 남준이에게 알맞은 주제. '광고 아이디어 제시 및 홍보영상 제작' 남준이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논리적인 설명이 돋보였어요. 순간적인 재치뿐 아니라 그걸 드러내는 방법도 아는 젊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게 했죠. 하이라이트는 준이가 형들 사이에서 팀장이 된 것. 아이도루 막내가 팀장을? 놀라운 것은 남준이가 보여준 리더십이에요. 회의에서도 남준이는 논의방향을 정확히 제시하고 이끌어 갑니다. 괜히 배려한답시고 눈치보거나 하지 않죠. 제한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자신 보다 열 살은 더 많은 형들에게 이거저거 하자고 하면서 척척 회의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내 맘을 완전 빼앗겨버린 대망의 피티 시간. 피티에서 준이는 간략하게 설명합니다. 왜 이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이게 왜 중요하고 효과적인지. 마치라잌 스티브잡..
“그 시절 오며 가며 본 랩몬은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남자애였다. 굳이 찾자면, 까맣다, 말랐다 정도? 그리고 어린애가 어딘지 모르게 다가가기 어려운 기운을 풍긴다(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서 재수없다 정도)” -싱글즈 2015년 4월호 인터뷰 에서 남준이에게 호감을 갖게 된 건, 남준이가 문제를 잘 풀고 똑똑해서가 아니었다. 형들사이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 이제껏 다른 ’막내‘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소위 예능에서 아저씨들 사이에서 (아이돌+막내)라면 가지는, 귀엽고 싹싹해 형들에게 이쁨받는 캐릭터로 자신을 꾸미지 않았다. 자신의 의견을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했고 굳이 이쁨받기 위해 분투하지 않았다. 회사로 치자면 이쁨받으려 아양 떨기 보다 그저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할 일하는 신입사원이랄까. 꼰대..
저는 남준이가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설령 상대적으로 낮다한들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늘 믹테나 공개곡의 가사를 두고 자존감 얘기들이 오고 가더군요. 그리고 뭐 외모 콤플렉스??에 대해서도. 근데 외모 콤플렉스 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어쨌든 적어도 남준이가 고민하고 우울해보인다고 하는 면에서... 그의 'Too Much'와 같은 가사들이 자존감과 연관돼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준이는 늘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음악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다른 것들에도 생각을 깊이 해왔어요. 그게 때로 우울해보일 수 있겠지만 자존감과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준이는 게다가 현재 23살이고, 믹테는 21살 22살에 작업된 것들이에요. 내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