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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얘기 좀 해줘 재밌는 거.”
2년 전 이래저래 고민 많던 준이는 영감을 찾아 헤메는 듯 보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근황이고 뭐고 음악적인 얘기가 가장 듣고 싶었겠죠.
십일이 묻네요. “랩은 잘해?”
너 개인작업은 잘 하고 있느냐. 무뎌지지 않고 있느냐. 대충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요?
평소 우리가 밥 먹듯 듣는 “잘지내?”만큼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입니다.
“너무 어려워요.”
빙구웃음 날리며 얘기하는 준이..한숨이 푹 쉬어졌어요.
제일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이런 거겠죠?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고 미쳐버리겠는 느낌. 때로는 잘 한다라는 게 어떤 건지도 모르겠는 느낌.
준이 표정이 씁쓸해요.
“소재가 없어요.”
제가 작문 배울 때 했던 말이랑 똑같아요. 전 욕 엄청 먹었어요.
강사가 그러더군요.
“그럼 그거네. 헛살았거나, 네가 재능이 없거나.”
역시 강사 말은 반만 믿으라더니. 전 둘 다였지만, 준이는 아닙니다.
여자, 총, 돈... 그렇게 안 사는데 그런 소재로 기자를 쓸 수는 없죠.
간접적으로라도 영감을 받아야 하는데...
잠도 못자고 밥도 겨우 먹는 생활에서 작업할 짬을 낸다한들...
무언갈 만들어낸다는 건 힘듭니다.
궁예하긴 그렇지만... 십일은 나름 안타깝지 않았을까요?
“너 원래 가사 잘 쓰는 애인데, 너만이 할 수 있는 얘기.”
아마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생각을 덜어내고 뭔갈 쓰려고 하기보다 지신의 상황에 맞는 걸 해보라는 얘기는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러고는 피디는 촌스럽게 이런 화면을 내보냅니다.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죠.
무튼 준이는 당시 맘속 열망은 가득차있지만 표현할 길이 없는...
혹은 내가 지금 이게 맞는 것인지 고민하던 때였어요.
당시 머글일 때는 별 생각이 없이..
참 어린 나이에 고생이 많고 고민이 많네..굳이 저렇게까지...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꼭 필요한 과정이자 자신을 덜어내는 과도기였네요.
이후 공카글에서 준이는 말합니다.
“지나친 자기연민은 위험하다지만(...) 지금만큼은 나에게 더 강한 확신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멋진 결론입니다.
당시만 해도 늘 자신에게 불안해보이던 그는,
정확히 필요할 때 자기 자신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습니다.
그의 글을 보면 불안함과 동시에 강한 확신도 보입니다. 그의 불안이 예술이 될 수 있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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