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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옆선으로 등장한 슈가는 준이의 가사 특징을 말합니다.
자신은 순간의 feel에 충실해서 쓰는 반면,
준이는 조각하는 느낌이라고요.
더 다듬는다는 얘기겠죠?
이에 대해 몬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합니다.
조각가라는 말까지는 너무 부담스러운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말해요.
“이쁜 것, 있어 보이는 표현을 써야지”가 아니라
너무 흔히 쓰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라고.
작문도 좋은 표현은 오히려 깊이 생각한 걸 그대로 표현했을 때 나오죠.
준이도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닐까요?
문체주의자인 소설가, 미장센을 우선순위로 여기는 영화감독이 아니라,
고민을 하다보니 표현히 저절로 그렇게 써지는 느낌이랄까?
작년 단독 인터뷰(싱글지 2015년 4월호)에서도 영향 받은 뮤지션 얘기에서 '가사'를 언급합니다.
'가사가 너무 진짜여서 나도 이 사람들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사 근원을 말해주기도 해요.
'세상-나-관계'
여기에 대한 고민의 가지들이 뻗어서 RM이라는 무성한 나무가 됐네요.
그리고 고민을 가사에 녹여내려 하다보니
남들이 보기엔 많이 다듬어진 느낌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을까 해요.
기자는 묻습니다. “단순하게 살아도 재밌는데 굳이 복잡하게 사는 이유가 뭔가?”
남준이는 대답합니다.
“세상과 나를 분리시키고, 들여다 보는 것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오마이갓. 저는 이 말에 당시 턱이 빠질 정도로 놀랐습니다.
기쁘기도 했어요. RM의 가사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달까요?
최대한 자기를 객관화, 상대화해보려고 한다는 사실이 맘에 와닿았습니다.
그 이성과 감성을 조화시키려는 게 준이의 노력인 거죠.
이성과 감성에 대한 얘기는 문제적 남자에서도 나오고,
가사에서도 나옵니다.
'잘 맞춰주고 있어 이성과 감성의 시소?'
-RM 'I believe' 중
준이는 그걸 중시하는 거같아요.
공카글에서 늘 양가적인 것들에 대한 언급을 합니다.
행복과 불행. 천사와 악마. 이성과 감성. 우연과 운명. 절망과 희망. 불안과 안정 등등
양가적임을 정확히 이해해서 풀어내고자 늘 노력하는 것 같아요.
사회학자 정수복 씨는 이렇게 말해요.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처지를 상대화하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성숙은 그리도 어려운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걸 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즐겁다니...
역시 고통과 쾌락은 종이 한 장 차이...
무튼 마지막으로 준이의 2주년 기념 공카글의 한 문단이 떠올랐어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던데, 내 가까이에 있는 여러분에게는 비극이 아니었으면 한다.”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가
자신을 통해 비극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는 거겠죠.
그리고 제 맘을 때린 한마디.
“그만큼 저도 저를 적당히 털어놓을게요. 저를 조금씩 가져갈 수 있게.”
늘 가사에 조심스러워보이는 그는, 자기를 앞으로 쭉 조금씩만 털어놓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오래 보고 싶다는 맘을 표현한 게 아닐까요?
한꺼번에 나를 다 쏟아내기보다
자신이 '세상-나-관계'를 고민하고 상대화하며 느낀 것을 조금씩 보여주겠다.
준이의 배려, 준이만의 사랑 방식, 준이만의 팬들을 향한 구애
그게 바로 그런 거일 거에요.
감상 타래글 시리즈 캡쳐 출처 : http://blog.naver.com/cbdud?Redirect=Log&logNo=2200009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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