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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공카 스물두 번째 길이라는 글을 너무 좋아합니다.

올해는 스물세 번째 길을 올려주지 않기에

제가 한 번 써봤어요. 준이의 스물세 번째 길을요.)

 

 

 

 

 

 

나는요 후회하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작년 생일, 공카에 올라온 준이의 스물두 번째 길에서 준이는 말했다.

 

준이는 올포스원 무대를 앞두고 있었고,

글에서 자신은 지금 중학생 런치란다에서 랩몬스터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고 말했다.

 

 

저 한 구절로

나는 준이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졌다.

 

이 글을 쓰기 몇 주 전에

자신의 추악한 면들 혹은 현실을 솔직하게 마주할 용기가 있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일이 아닐까라고 했던 준이의 말과 겹쳐지면서....

나는 알게 됐다.

 

 

준이는 그 용기가 있구나.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후회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구나.

 

 

언뜻 보면 이 두 문장의 결론은 같다.

하지만 다르다.

 

 

후회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에서는

지난 과거의 못난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미화하거나 덮으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후회하지만에는

과거의 자신이 못났다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고

 

후회하지 않는다에는

더 나은 자신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이다.

 

 

이미 지나버린 과거에서 영광이나 낭만을 찾는다거나

혹은 후회와 미련으로 얽매여 있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지...

 

그러다가 현재의 자신을 오롯이 마주하고

내일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려는 준비 시간을 놓치게 될 테니.

 

 

하지만 준이는 실수투성이에 자기혐오와 열등감 등 마이너스 감정 투성이였던

자신을 그대로 마주하게 됐다.

 

준이는 방황하더라도

언젠가 피하지 않고 결국엔 마주할 사람이다.

 

문득 어제 뜬 준이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풉 웃음이 나온 부분이 있었다.

 

 

Q. 과거 믹스테잎을 발표했는데, 그걸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었나요?

 

A. 당시에는 메시지보다 그냥 내고 싶었어요. 뭔가 화가 나 있었어요. 나한테였는지 세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다시 들어도 제가 무슨 이야기 한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때는 제가 편곡을 ()

 

 

당시에 화가 나있었고, 지금 보니 무슨 얘기를 하려 했는지 모르겠다는 준이.

 

이 말은 정말 그때 무슨 얘기할지 정말로 몰랐다는 의미가 아니다.

 

 

준이는 그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지난 믹테 감상에서 인용한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듯이.

 

혼란스런 자신의 모습

자신이 생각하는 세계--그리고 그 관계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정

증명해보이고 싶은 내 열정

등등...

 

하지만 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은

준이가 그것을 훌훌 털어냈다는 것이다.

 

 

스물두 번째 길에서 준이 말대로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건 모든 것이니까.

 

투머치를 비긴즈 때 불렀던 게

그 감정에서 멀리 떨어져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고

믹테를 낸 것도 자신이 찌질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털어내기 위해서였다고 했던 준이.

 

 

그리고 지금에 와서 한 인터뷰를 보면

준이는 참 편안해 보인다.

 

 

Q..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요?

 

A.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처럼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디어 마이 프렌즈'가 제게 카타르시스를 줬어요. 부모님에게도 청춘이 있었다 등 내가 느껴봤지만 몰랐던 것들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죠. 저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Q. 최종목표나 꿈은 무엇인가요?

 

A. 누군가의 인생 플레이 리스트에 남을 수 있는 노래를 하나라도 더 만들 수 있는 것이 목표예요.

 

 

준이는 자신의 음악과 꿈에 대해 담담히 말하고

소박하지만 아주 원대한 것을 바라고 있다.

 

전 인터뷰들과 비교하면 이 말들이 얼마나 안정감있고

편해보이는지 알 수 있다. 

 

 

어찌 되었건

준이는 자기 페이스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23살의 준이는 그렇다.

방황하면서도 강한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있고

심지가 곧지만 동시에 불안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넌 자신을 마주할 테고

때가 되면 앞으로 나아갈 테니.

 

준이의 스물세 번째 길은 그렇다.

 

 

(너의 스물세 번째 길이 꽃길이었으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다.

너와 나, 그리고 너의 그대들이 함께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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