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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방탄소년단 RM, 김남준의 생일입니다.
1년 전 준이 생일에는 LOVE YOURSELF 앨범 시리즈의 완결에 대해서 ‘순간’과 ‘주인’이라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는데요.
오늘은 지난 1년간 준이가 말해온 이야기들을 ‘이름’과 ‘목소리’를 키워드로 풀어나가보려 합니다.

So I’m asking once again
Who the hell am I
Tell me all your names
Do you wanna die? Do you wanna go?
Do you wanna fly? Where’s your soul?
Where’s your dream? Do you think you’re alive?

Who the hell am I? Tell me all your names.
나는 누구인가? 네 모든 이름들을 말해줘

 

Sometimes it feels really embarrassing when someone calls us a 21stcentury Beatles of something like that. But if they want to call us a boy group, we’re a boy group. if they want to call us K-pop, then we’re cool with K-pop.
가끔 누군가 우리를 21세기 비틀즈라고 부를 때 부끄럽기도 해요. 하지만 그들이 우리를 보이그룹이라 부르고 싶으면 보이그룹이고, 우리를 케이팝이라고 부르고 싶다면 난 그것도 괜찮아요.
                          -2019년 5월 12일 시카고 콘서트 사운드체크에 참석한 그래미U 학생들과의 인터뷰

‘이름’은 나를 나타내는 일종의 명찰이지만,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붙여주는 것이에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으로 불리고, 자라면서는 친구들이 붙여주는 별명으로 불리죠. 간혹 내가 만든 가명 혹은 활동명으로 살아가게 되기도 하지만, 그 이름이 또 다른 사람들 입에서 불려지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곤 합니다.

특히나 소년단처럼 성공적인 아티스트들은 더욱 많은 이름들을 갖게 되고, 때로는 사람들이 서로 상충되는 이름들을 갖다 붙이죠. 그 이름 안에는 단순히 활자 이상의 존경, 애정, 증오, 경시 등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인터뷰에서도 말했듯 준이는 그 수많은 이름들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이라 부르던 그것을 굳이 부정하거나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이름들에 마냥 순응한다는 것이 아니에요.

모든 성장과 모든 나아가는 걸음에는 용기가 필요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누군가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드높여 말하면, 예로 ‘난 할 수 있어’ 또는 ‘내 이름은 RM이고 나는 한국에서 왔어요’라고 말하면 내가 말한 것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요. 제 생각엔 이게 자기 존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2019 BBMA 전날 매체 Stokes&Friends와의 인터뷰

준이는 UN연설에서 말하기도 한 Speak yourself에 대한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을 하는 순간, 그것은 남에게 전달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에게도 한 번 더 전달되며, 그 말은 생각을 넘어 신념으로 나아가고 자기강화가 되죠. 말의 힘이란 그런 것 같아요. 내게 주어진 것들, 남들이 붙여주는 것들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내가 내 목소리로 나의 이야기를 하는 순간 그것은 전혀 다른 가능성을 지니게 되거든요.

Ah shit. I don’t know me.
but I know the way there
My name is R.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어제와 오늘 밤은 이제껏 했던 투어의 시작 중 최고였어요. 2013년부터 우리는 많은 이름으로 불렸어요. 저는... 아니 우리는 알엠, 지민, 제이홉, 정국, 슈가, 뷔였고, 케이팝, 보이밴드, 한국에서 온 7명의 소년들, 아니면 그냥 한국인들, 그리고 아이돌, 아티스트, 음악, 무엇이든요. 그리고 여러분들의 이름은... 여러분들은 저희의 학교였고 꿈이었고 우리의 행복이고 날개였고 우주였고 빛이었고 저희의 화양연화였습니다. 전 그 모든 이름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오늘 밤은 그냥 잊어버리자구요. 그냥 서로를 이렇게 부르자구요. 우린 방탄이고 여러분들은 아미에요. 그리고 동시에 여러분들이 방탄이고 저희가 당신들의 아미에요. 어디에서 왔든 무슨 언어를 쓰든 몇 살이든 이 로즈볼 오늘 밤엔 우리는 하나에요. 우리는 같은 말을 하고 있고 같은 언어를 쓰고 있어요.
                   - LA 로즈볼 스타디움 콘서트 엔딩 멘트

준은 여기서도 ‘모든 이름들을 사랑한다’고 말하죠. 그리고는 우리를 부르는 수많은 이름들은 잠시 잊고 서로를 ‘이렇게 부르자’고 말해요. 남들이 붙여주는 이름이 아니라 내 목소리로 나와 여러분에 대해 말합니다.

내가 나의 입으로, 나의 목소리로 나를 말하고 우리를 말하는 순간 그건 또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되잖아요. 그래서 ‘목소리’는 앞서 말해온 ‘이름’에 우리가 머무르지 않게 해주는 중요한 열쇠인 것 같아요.

I just wanna give you all the voices till I die
죽을 때까지 모든 목소리를 네게 주고 싶어

“야 이 짓을 왜 시작한 건지 벌써 잊었냐 넌 그냥 들어주는 누가 있단 게 참 좋았던 거야”
Intro: PERSONA 중.

2014년도의 준이는 자신이 방탄소년단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요.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것이 너무 행복했던 거죠.

2015년 발표된 믹스테잎 RM의 첫 번째 트랙 <목소리>에도 드러나요.

“남몰래 나의 목소리의 볼륨을 키워 알 수 있게 네게 닿을 수 있게”

이렇게 준이는 자신의 목소리가 누군가에 닿고 자신이 하는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서 음악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항상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열심히 음악을 계속했죠. 아마 이때까지 준이가 음악을 열심히 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목소리를 전해야지’였을 겁니다.

그로 얼마 지나지 않아 준이는, 방탄소년단은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의 지표라고 하는 것들, 예를 들면 음악방송 1위나 대상 수상, 최고 앨범 판매량 등등을 이뤄냈어요. 이제는 남들이 가지 못했던 길을 가고 있죠. 빌보드 200차트 1위를 세 번 차지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래미 레코드 멤버가 되었고,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비영어권 아티스트로서 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답니다. 게다가 스타디움 투어를 하며 영국의 웸블리 스타디움, LA 로즈볼 스타디움 등 상징적인 공간에서 전석 매진 공연을 하기도 했죠. 수차례 인터뷰에서도 말했듯이 데뷔 때는 감히 상상도 못했던 결과를 이뤄내고 있고, 그 결과들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에요. 

이제는 준이가 그토록 바라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 곳곳의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지금, 준이의 꿈은 무엇일까요? 준이가 음악을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Who the hell am I?
I just wanna go, I just wanna fly.
I just wanna give you all the voices till I die.
I just wanna give you all the shoulders when you cry.
대체 난 누구야?
난 그냥 가고 싶고, 날고 싶어.
난 죽을 때까지 네게 모든 목소리를 주고
네가 울 때 내 어깨를 내어주고 싶어

이제 준이는 자신의 목소리를 남에게 들려주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당신에게 목소리를 주고 싶다’는 건 당신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뜻이기도 해요. 아까도 언급했듯이,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내 입으로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어떠한 ‘힘’이거든요. 남들이 붙여주는 것들에서 벗어나 내가 나를 정의하고 내가 내 생각을 바깥으로 꺼낼 수 있는, 나의 또 다른 가능성과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우리가 보통 억압한다는 의미를 ‘입을 막는다’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하잖아요. 목소리를 차단해버리는 것은 억압이고 타인에게 목소리를 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힘을 준다는 것이죠.)

이 글을 읽고 있는, 준이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싶나요? 어떤 꿈을 꾸고 사시나요?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하고 싶지 않나요?

그게 무엇이든 여러분들의 이름을 여러분들의 목소리로 말해주세요!

내가 되고 싶은 나, 사람들이 원하는 나
네가 사랑하는 나, 또 내가 빚어내는 나
웃고 있는 나, 가끔은 울고 있는 나
지금도 매분 매순간 살아 숨쉬는 Persona

SPEAK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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