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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이번 편 제목은 아모르 파티에요.

무한도전에 나온 그 노래를 떠올릴 수도 있고 에픽하이의 노래를 떠올릴 수도 있겠네요.

 

아모르 파티는 한국어로는 운명애라고 번역할 수 있어요.

 

운명이라는 필연적인 것이 존재하고 그건 인간이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죠.

그런 운명 앞에 좌절하는 것이 인간이지만,

만약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면

수동적이고 나약하지 않은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뭐 그런 삶에 대한 철학이에요.

 

 

 

준이는 한 팬싸인회에서

하고 싶지 않은 걸 꼭 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냐

라고 묻는 팬에게 이렇게 말해줬다고 해요.

그걸 안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느냐

팬이 그럴 방법은 없고 꼭 해야 한다고 하자

싸인을 하고 이렇게 Amor fati라고 적어줬다고 해요.

 

짧은 순간에 이 말을 떠올렸다는 걸 보면 준이가 정말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지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오늘은 준이가 상반기에 발표한 노래들 정리하면서

가사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

준이의 가사에 이런 아모르 파티적 모먼트가 많아서 정리해왔답니다.

 

YNWA 활동 1주 제외하고도 보면 개인적으로 작품을 많이 발표했어요.

콜라보로도, 솔로로도, 공개곡으로도, 뭐든요!

상반기에 준이 참 바쁘게 살았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해외를 돌아다니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작업을 했는지 참...

 

가사를 보면 준이의 단골 주제인

외로움, 좌절감 등을 다루는 것들이 역시 많았어요.

 

무엇보다 삶 속에 내던져진 인간으로서의 존재에 대해서도 언제나 그렇듯!

그런데 작년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런 고독한 자아의 인간의 모습을 넘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이라는 비전까지 담은 노래들이 나왔다는 거예요.

 

그것도 이전의 노래들에서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먼저 준이가 2016년 초에 썼다는 <always>를 보면

역시 삶에 내던져진 인간으로서의 괴로움이 드러나 있어요.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내가 죽었으면 했어

누군가 날 죽여줬음 좋겠어 이 시끄러운 침묵 속에서

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사는데 세상은 날 이해한 적이 없어 왜

아니 딱 절반이 모자라 날 해하려 하잖아

 

신을 만난다면 얘기하겠어 삶은 주문한 적도 없는 커피라고

그 멱살을 잡고 말해주겠어 죽음은 리필이 안 되는 아메리카노

당신은 살아있단 확신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걸 어떻게 증명하죠

나는 숨을 후 불면 입김이 나는데 창에 김이 서리긴 하는데

 

 

삶은 주문한 적도 없는 커피라는 부분에서는 역시

원치 않게 운명처럼 주어진 삶에 대한 준이의 시각이 드러나죠.

게다가 죽음은 리필이 안 되는 아메리카노라는 부분에서는

한 번밖에 살 수 없고 되돌이킬 수 없는 삶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준이는 자신이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답답을 토로했어요.

그 상태가 영원히 갈 것 같았다고 뷔앱에서 말한 준이가 떠올라요.

아마 그래서 제목도 <always>가 아니었나 싶어요.

 

하지만 그 상태를 털어냈다고 말한 이후 올해 상반기에 나온 노래들은

준이의 달라진 마음 상태를 엿볼 수 있었어요!

 

 

내가 선택한 길이고 모두 다 내가 만들어낸 운명이라 해도

내가 지은 죄이고 이 모든 생이 내가 치러갈 죗값일 뿐이라 해도

넌 같이 걸어줘 나와 같이 날아줘

하늘 끝까지 손 닿을 수 있도록

이렇게 아파도 너와 나 함께라면 웃을 수 있으니까

<YOU NEVER WALK ALONE >

 

 

이번 YNWA 앨범 마지막 트랙에서 준이의 랩가사인데요,

여기서도 여지없이 모든 것이 운명죗값이라는 부분이 나와요.

 

그리고 말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함께 걸어달라고. 자신의 옆에 있어달라고요.

 

 

 

이렇게 아파도 너와 나 함께라면 웃을 수 있으니까

화양연화 프롤로그에 함께라면 웃을 수 있다라는 자막 기억하세요?

준이가 수미상관을 맞추려 했는지 그 말을 가져다썼죠.

 

단순히 그냥 떡밥회수일 수도 있지만

준이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고도 볼 수 있어요.

 

4월에 발매된 개코와의 콜라보 <코끼리>에서도 드러나요!

 

 

인생은 그냥 그냥 Come thru We ain’t never ever want to

다 강제발탁된 선수 You don't choose life chose you

세상은 컬러인 척하는 모노야 Cuz everything so grey

밤은 나일강보다도 훨씬 길고 우리의 슬픔은 애매해

 

 

여기서도 우리는 강제발탁된 선수라는 점에서 운명으서 주어진 삶에 대한 언급이 나오죠.

그리고 우리의 삶은 회색빛, 슬픔은 애매하다고 말해요.

 

 

복잡한 이 세상 딱 하나 분명한 건 삶에 떠밀린 너와 내 상태

운명이란 놈은 우리 값어칠 매기고 평생 고독을 강매해

세상과의 불협화음 유난히 잦다면 우린 까만 건반 같은 것

확실한 건 너 역시 피아노의 일부 가만히 앉아서 흑건을 쳐줘

 

Think about it 별이 될 건가 불가사리 될 건가

No disrespect for starfish But if you want a fish, be selfish

오늘 아침 거울을 봤다면 뭔 생각했는지 잘 생각해봐

그리고 다시 보고 말해

너는 너를 위해 싸워 너는 너를 위해 날을 세워

 

 

이렇게 운명은 우리에게 고독하게 만들지만...

준이는 말해요.

확실한 건 너 역시 피아노의 일부

 

불협화음을 내는 나도 이 삶을 살아가는 주인이라고.

그러니 그저 좌절하고 굴복하기만 하지 말고

과감하게 흑건을 치라고.

 

흑건은 검은 건반을 말하죠.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아니라

살짝 어긋난 음들을 내지만 그것이 자신이라면 과감하게 그렇게 밀어붙이라는 거예요.

 

“be selfish”

이기적으로 하라고. 나는 나를 위해 살고 나를 위해 날을 세우라고.

 

이 말은 준이가 남에게 하는 말이자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준이는 앞으로 주어진 운명과 그가 강매한 고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자신의 맘대로 자신의 것을 하며 살겠다는 다짐 같은 거랄까.

아모르 파티적 모먼트에요!!

 

그리고 또.

 

3월에 Wale와 낸 <change> 얘기를 안 할 수 없네요.

 

 

In this crazy world after patience could we get the pearl?

But this world, which teaches me, preaches me how to curl

 

미친 세상에서 우리는 진주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런 세상에서 굴복하는 법만을 배우는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준이는 이 노래에서 복종하는 것만을 가르치는 학교와

보이지 않는 차별, 그리고 말로 사람들을 죽이는 사이버불링 등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럼에도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말하죠.

 

훅에서 world is gonna change라고 반복되는데요,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늘 변화와 진보를 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이겠죠.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것을 욕망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준이가 12편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요.

 

작년의 노래들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가사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준이가 앞으로 어떤 것들을 얘기해줄지 정말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ps. 틴보그에 실렸던 준이 인터뷰 기억하시죠?? 준이는 이제 그림자와 함께 있는 게 불편하지 않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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