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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2016, Hello 2017>
남준이의 상반기 결산의 첫 제목이 ‘Goodbye 2016, Hello 2017’인 이유가 있어요.
준이 스스로가 올해 첫 v앱 라이브 제목을 ‘헬로 2017’로 한 것에 영향을 받기도 했고,
무엇보다 준이가 2017년에 심적으로 정신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에요.
이번 글에서는 2017년 준이가 맞이한 새로운 전환점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중앙일보에서 신년 특집으로 시민마이크라는 코너를 통해 각계각층에게 신년에 원하는 사회를 물어봤는데, 준이도 참여했어요.
준이는 “나는 분위기를 원해요. 너무 다른 너와 내가 세상의 무수한 다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원해요”라고 답했어요.
준이가 무수히 다른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진 이유는 뭘까요?
그러려면 준이가 1월 3일 블로그에 공개한 <always>라는 곡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방탄소년단 블로그 캡쳐)
블로그에서 준이는
“마음이 힘들 때 그 감정을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 기록해두었는데 다행히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라고 곡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어요.
가사를 봐도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내가 죽었으면 했어’ 등
슬프고 좌절한 자신의 심경이 드러나있었어요.
지난 2015년과 2016년의 준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짐작해 볼 수 있었달까.
사실 팬으로서 준이의 슬픔을 날것으로 본다는 건 심적으로 아픈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준이가 솔직하게 공유하고 이제는 극복했다고 얘기해줘서 고맙기도 했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마지막에는 “Happy 2017!!” 이라고 적어놨다는 거에요.
준이가 이렇게 ‘행복한 2017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2017 첫 v앱 라이브에서 알 수 있었어요.
이 날 했던 말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만 타이핑해봤어요.
제가 최근에 표정이 편해졌다는 느낌 받으시지 않나요? 약간 유해졌다. 얼굴도 그렇고. 옛날에는 저저저번 앨범 때만 해도 눈빛이 막 세고 ‘난 랩몬스터야 난 강해야해’ 이렇게 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보셨다면, 요즘에는 굉장히 편하고 유해진 모습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 그게 제 심경의 변화가 되게 컸어요. 최근에 제가 저를 놔줬거든요. 그래서 그럴 수 있습니다. 네 맞아요. 제가 공개한 노래가 있었죠. <always>라는 노래. 많은 분들이 슬퍼하실 줄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를 했습니다. 왜 그랬냐면요.. 사실 그걸 공개한 이유는 제가 그 상태가 더 이상 아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있었어요. 더 이상 그 가사의 상태가 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원래는 그 노래를 쓸 때 공개를 안 하려고 했어요. 그 상태가 계속 지속되지 않을까... 남 탓이라기보다 세상 탓을 하는 내 상태가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서 이 노래를 공개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노래를 굳이 공개했던 건 제가 더 이상 그 노래의 가사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슬퍼했지만 저는 그 노래를 공개함으로써 저에 대한 안녕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동안 슬펐던 제 자신에 대한 “굿바이 2016, 2015” 하는 느낌으로.
왜냐면 얘기가 조금 무거워지지만, 좀 아름답지 못한 사건들 이후에 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처음엔 좀 그랬어요, 누군가 저한테 안 좋은 말을 했을 때 안 좋은 말이라기보다 안 좋은 피드백이나 조언들, 비판일 수도 있고 비난일 수도 있고... 처음에는 그랬던 것 같아요. “아 왜?” 왜냐면 저는 살면서 제가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고 불편함을 주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해봤어요. 저는 그냥 어렸을 때부터 공부 열심히 했고, 음악 혼자서 열심히 하고 공연 하고, 게임하는 게 제 주생활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학교에서는 어른들에게 싹싹하고 공부도 적당히 잘했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항상 저를 좋아했고 친구들이랑도 크게 싸운 적 없고 교우관계도 원만했기 때문에, 제가 어떤 것을 함으로 인해서 내 음악이나 내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누군가한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못해봤던 것 같아요. 근데 제가 2016년을 거치면서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하는 말이나 내가 했던 행동들이 의도와 경위가 어찌됐던 간에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 과정에서 이제 나한테도 책임이 있는 거고, 그런 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때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한번 무언가를 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내가 나를 인정하기,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라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되게 힘들었고, 되게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제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고, 아니 제가 틀렸다기보다 제가 누군가에게 그럴 수 있다는 걸 인정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마음이 힘들었어요. 왜냐면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처음엔 이제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아니 왜? 나는 이렇게 해서 이게 이런 거였는데”라고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제가 말씀드렸듯이 마음과 상태가 좋아졌고, 지금은 어떤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떤 비판이나 비난을 하더라도, “그 사람이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내가 어떤 부분을 잘못했다면 잘못하고 어떤 부분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을까? 어떤 부분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되면서, 지금 제가 디테일하게 어떤 부분은 이렇다 다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없지만...여러 가지 것들 때문에 기회가 있을 테죠. 어쨌든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제가 하는 것에 대해서 책임도 져야 하고 그리고 좀 더 생각도 바꿀 줄 알아야 하고,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으면 바꿀 줄도 알아야 하고,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어떤 걸 했을 때 한번쯤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겠구나’라는 걸 생각해보고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always라는 노래를 떳떳하게 낼 수 있었던 것도 그 가사에 제가 되게 방어적이잖아요. 세상 탓하고 막. 딱 1년 전에 썼어요, 너무 힘들었을 때. 1년 조금 안 됐나? 그쯤 썼던 가사인데, 내가 떳떳하게 공개했던 건... 저 지금 더 이상 이렇지 않아요. 저 지금 되게 마음이 좋아졌고. 사실 얼마 전에 중앙일보에서 한 인터뷰에서도 저에 관한 제 생각과 태도를 가져가는 것에 대해 인터뷰를 디테일하게 했는데, 아쉽게 인터뷰이가 많은 관계로 자세히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근데 그런 얘기를 했어요. 옛날에는 치기 어린 마음에 제 태도나 어떤 방식을 관철하고 음악이나 그렇고 말도 그렇고... 나쁘게 말하면 우겼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작년을 거치면서 좀 힘들었던 시기, <always>를 내야 했던 시기, 나와 싸우고 나 혼자서 계속 “왜?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왜? 남들은 왜 그렇지 않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내가 잘못된 부분들이 있나?” 이런 시절들을 겪고 계속 겪고 혼자서도 계속 생각을 하면서, ‘아 이렇게 하면... 이런 건 내가 안 좋은 거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어쨌든 지금이나 나중이나 저는 사람들한테 좋은 영향을 주는 아티스트였으면 좋겠고, 제 음악을 사람들이 들었을 때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제 2017년 목표는 좀 더 여러 가지 면에서 사고도 성숙하고, 좀 더 올바르고 더 멋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더 멋있는 음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세상은 잘못하는 사람과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반성하는 사람과 반성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회사 차원에서 사과문 및 입장문이 나가기도 했지만,
준이 스스로도 자신을 되돌아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거예요.
그리고 보시다시피 준이는 그 시간을 잘 지내오고
자신과 화해도 하고 반성도 했네요.
그만큼 본인이 편해졌다니 팬으로서도 기분이 좋아요:)
‘더 올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걸 새해 목표로 삼은 준이.
‘좀 느려도 내 발로 걷겠어’ 준이가 쓴 Lost 가사처럼,
준이는 속도와 상관없이 결국 자신이 올바른 방향을 선택해 걷게 되겠죠.
문득 2014년의 준이의 이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당시로 돌아간다 해도 준이에게 조언이나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지 않을 거예요.
다만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싶어요.
준이는 알아서 잘 걸어 나갈 테니.
뭐든 자신의 몫을 해낼 테니까요.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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