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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S를 기다리며>

 

이야기는 어떻게 확장되는가

-주제, 플롯, 인물구성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두 줄 요약: 플롯-인물-주제의 삼박자가 맞을 때 이야기는 폭발해 하나의 거대한 우주가 되는데, 이번 WINGS도 그렇게 확장된 이야기인 것 같다. 그것은 모두 방탄소년단이 그 삼박자를 맞출 만큼 훌륭한 그룹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현재 98일을 기준으로

방탄의 Short film#3까지 공개됐습니다.

 

 

 

 

 

쇼트 필름 속 예전 Danger 뮤비에서 태형이가 자신의 머리를 자르던 모습이

삽입돼서 많은 분들이 충격에 휩싸였는데요.

 

 

 

이후 이 WINGS언제부터 기획된 것인가혹은 어디까지 의도된 것인가

에 대해서 많은 얘기들이 오갔습니다.

매우 재밌는 추리 소재이기는 하나,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풀어지는 얘기의 상당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덧붙여 나간 것일 테고, 확장시켜나간 것일 겁니다.

 

 

 

이야기가 처음부터 지금의 형태로 확정지어지고 나서,

하나 둘씩 디테일이 채워져 나간 것은 당연히 아닐 거예요.

 

 

처음부터 판을 이렇게 짜놓은 게 아니니까 열등한 것이다??

아닙니다.

 

사실 오히려 가끔은요

예기치 못한 순간에 이야기를 확장시켜나갔는가가 아주 새롭고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사실 어느 순간 유기체와 같아서 자기 스스로 방향을 만들기도 하니까요)

 

 

WINGS 필름에서는 과거의 단서들이 점점 종합되고 있습니다.

데미안이라는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곁가지를 뻗어나가고 있는데요,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지면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이렇게 확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것이 필요합니다.

 

바로 주제.

 

그게 제일 중요하고, 나머지 인물구성플롯과의 조화도 결정적입니다.

 

 

일단 이야기의 주제가 좋아야 합니다.

주제가 없거나 부실한 얘기는 단발성일 뿐, 금방 휘발돼 없어져 버립니다.

 

이야기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주제가 있어야 하죠.

 

 

주제는 작품을 통합하고, 작품의 근저를 이루는 사상이며, 작품의 본질입니다.

궁극적으로 작품 의미의 심도를 결정하죠.

 

독자에게도 주제는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이해해야 하는 필수적 요소입니다.

 

 

주제는 보편적인 정서와 개념에 대한 문제인데,

이런 보편성은 관객이 단순히 플롯을 통해 느끼는 것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화양연화에서부터 방탄소년단은 청춘이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멤버들이 만든 자전적인 곡들의 흐름을 타고 주제가 점점 확장돼갔죠.

 

 

멤버들은 이 주제를 완전히 소화시켜 자신의 고민으로 만들었고,

스스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화양연화 ON STAGE에서 멤버들이 마지막 멘트에서 자신에게 '화양연화'란 무엇인지,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밝힌 것 기억하시죠? 화양연화가 대단해질 수 있었던 것은, 이렇듯 멤버들이 그 주제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주제가 좋은 인물을 만나 폭발적으로 확장돼 간 것입니다.

 

 

작품에서 (플롯구조, 인물구성, 주제)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들은 같읕 이야기의 서로 다른 측면들을 조명하죠.

 

 

플롯은 무엇이 벌어지는가를 설명하고

인물구성은 액션이 주인공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다루고

주제는 이 모든 경험을 통합합니다.

 

 

결국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의도가 어찌됐건 이렇게 이야기가 확장될 수 있었던 것은

처음 시작점의 주제가 아주 좋았고

멤버들이 이를 자전적인 경험을 통해 잘 발전시켰다는 거죠.

 

 

 

그래서 WINGS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한쪽의 일방적인 기획으로는 나올 수 없는 스케일과 서사구조이죠.

 

 

 

멤버들이 이번 주제 안에서 어떻게 디테일을 채워나갔고

어디까지 확장시켰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네요.

 

 

 

사실 이야기라는 것이 그래요.

어느 순간 아까 말한 것처럼

(플롯-인물-주제) 세 가지가 맞아떨어지는 순간부터

갑자기 폭발해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 버리거든요.

 

 

마치 말하지 않은 것도 말할 수 있는경지에 오른 명작처럼요.

 

 

명작들의 모든 디테일들이 다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그보다는

진정한 명작은 감독이 의도하지 않았어도

관객들이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도 풍부히 남아있어서

계속해서 의미들이 새롭게 발굴되는 것이거든요.

(저는 그래서 꽉 차있지만, 동시에 여백이 많은 작품을 좋아합니다)

 

감독들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부분들에서

엄청나게 유기적이고 훌륭한 부분들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의도했건 안했건 관객들이 느꼈다는 것은

그 세 박자가 맞아 떨어졌다는 의미이거든요.

 

...

오늘도 글이 참 깁니다.

무튼

이번 WINGSDanger 때부터 기획됐다고는 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아마 이때부터가 아닐까요?)

 

 

그러나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기획되지 않았던 예전에 것들도 지금 종합될 만큼...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저 세 박자를 만족시키는

훌륭한 그룹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중요하죠:)

 

 

 

기대됩니다.

그들의 컴백이.

 

 

-주제, 플롯, 인물의 구성 이야기는 로버트 맥키의 저작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 따와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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