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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양연화의 컨셉이 대단했던 건 누구도 안 한 신선함이 아니다.
그보다는 가수와 컨셉의 긴밀한 연관성 때문.
주어진 제시어를 사용해 작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제시어와의 밀착성'인 것처럼.
컨셉-노래-가수-영상 모든 게 유기적으로 연관돼있다.
가끔 컨셉으로 유명한 아이돌을 보면
그저 컨셉을 차용한 수준에 그치거나,
매몰돼 비쥬얼적으로만 화려한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 시리즈는 전혀 아니다.
아마 노래에 가수가 참여하는 비중이 월등히 크기 때문일 것이다.
비트가 나오면 멜로디를 함께 만들고, 가사의 소재를 정하고, 랩라는 모두 자신이 직접 가사를 쓴다.
무리하지 않아도 스며들 수밖에.
무엇보다 멤버들이 이를 단순히 컨셉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대표하는 가치라고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화양연화 콘서트 온스테이지 마지막 토크에는 멤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화양연화는 무엇인지.(이 얘긴 다음에)
놀라운 점은 이것들이 진짜 자신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저마다 자신의 화양연화를 고민하고 정의 내렸고,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그들은 이 앨범을 통해 정말 자신들의 화양연화를 구현해냈고,
사람들에게 화양연화를 선물했다.
이들 그 자체가 화양연화인 것.
그렇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것이 지극히 현실적인 그들의 이야기이자,
엄청난 판타지라는 것이다.
현실과 판타지의 구분이 안 된다는 게 이 시리즈의 최대 장점.
네가 연기하는 캐릭터인지, 캐릭터가 원래부터 너를 담고 있었던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나도 가끔 헷갈린다.
아니쥬 뮤비에서 그들은
각자 다른 환경에서 아프고 좌절하는 역할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다. 그것이 단지 연기만은 아니었다는 걸.
그런 아픔들은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그리고 어디에도 있는 것이다.
화양연화는 어쩌면
정말로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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