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그들이 삶을 포기한 무책임한 사람이었을까?

프롤로그와 아니쥬 속 아이들은 좌절하고 아파하다가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그 중 몇몇은 자살로 추정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걸 삶을 포기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예전에 수업을 들었던 연구원 님의 책.

유서를 통해 자살을 연구했던분이내린 결론은, 자살은 최악의 선택이아니라는 것.

자신의삶에서 주어진 것들 중 차악의 선택임을 말한다.

 

 

자살을 하는 이들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정신병자도,

실패로인해 삶을 포기한 무책임한 사람도 아니다.

죽음도 삶의 일부라면, 자살은 포기가아닌 삶에 대한 기획의 일부일 수 있다.

 

 

 

 

연구 도구로 사용됐던 유서는 그 선택에 대한 당사자의 최소한의 성찰을 보여준다.

나와 남는 사람을 향한 메시지인 것이다.

영상 속 그런 유서는 등장하지 않지만, 나는 프롤로그 속 여행이 그런 유서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표현을 빌리지만, 태형이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다른 이를 향한 소통을 한다.

 

 

 

 

 

그 여행에서 태형이는 무엇을 봤을까?

무엇을 생각했을까?

그리고 마지막 그곳에 올라 짓던 표정은 무슨 의미였을까?

너무 많은 가능성이 있어 가늠할 수 없다.

 

 

 

 

책 속 수 백개의 유서를 읽으며, 나는 수많은 죽음과 마주했다.

마지막 순간, 그들이 마주했던 결국 하나.

지금 살아나가는 것이 최악이며, 죽음은 오히려 차악이라는 것.

 

 

 

 

 

누군가는 살기 싫은 게 아니라, 그렇게 살기 싫은 거겠지...’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삶 속에서 인간은 사실 아주 적은 선택지만을 가지고 있으며, 그 선택지를 향한 길을 걷기엔 너무 많은 변수들이 있다.

평등한 멸망과 불행은 없다.

절망과 불행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에서부터 좀먹기 시작한다.

자살에 도덕적 낙인을 씌울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아니쥬 속 아이들은, 바로 그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마무리는 준이의 트위터 중 한 마디를 인용하고 싶다.

 

 

"랩몬이다.

모든 편견 시선 입장을 등지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 모두를 응원한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에 얽매있는 사람들 또한 응원한다!

이해한다. 뭐든 현실은 녹록치 않은 것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때 가장 추상적인 행복이라는 개념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닌 사람들을 탓하는 것만도 아니다.

모두가 진짜다.

늘 당신 안의 천사와 악마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아름답다.

어쩌면 처음부터 행복은 우리 편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그건 악마일 수도?"

 

                                                     -2014년 9월 27일 공식트위터

 

 

 

현실의 시궁창에 박혀 헤메이는 사람들

그대 인생도 진짜다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말라

모두의 인생이 진짜다.

살아가기로 선택한 것도, 설령 당신이 차악을 선택했을지라도.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