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 저기 저 위태로워 보이는 낙엽은 우리를 보는 것 같아서 손이 닿으면 단숨에라도 바스라질 것만 같아서 그저 바라만 봤지 가을의 바람과 같이 어느새 차가워진 말투와 표정 관계는 시들어만 가는 게 보여 가을 하늘처럼 공허한 사이 예전과는 다른 모호한 차이 오늘따라 훨씬 더 조용한 밤 가지 위에 달린 낙엽 한 장 부서지네 끝이란 게 보여 말라가는 고엽 초연해진 마음속의 고요 제발 떨어지지 말아주오 떨어지지 말아줘 바스라지는 고엽 -위태롭다, 차갑다, 공허하다, 모호하다, 조용하다, 초연하다, 고요하다 등등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들을 풍부하게 사용해서 스러져가는 관계를 가을의 분위기와 연결시켜 나타냈다. 랩몬스터) 모든 낙엽은 떨어지듯이 영원할 듯하던 모든 건 멀어지듯이 너는 나의 다섯 번째 계절 널 보려..
엄청난 옆선으로 등장한 슈가는 준이의 가사 특징을 말합니다. 자신은 순간의 feel에 충실해서 쓰는 반면, 준이는 조각하는 느낌이라고요. 더 다듬는다는 얘기겠죠? 이에 대해 몬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합니다. 조각가라는 말까지는 너무 부담스러운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말해요. “이쁜 것, 있어 보이는 표현을 써야지”가 아니라 너무 흔히 쓰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라고. 작문도 좋은 표현은 오히려 깊이 생각한 걸 그대로 표현했을 때 나오죠. 준이도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닐까요? 문체주의자인 소설가, 미장센을 우선순위로 여기는 영화감독이 아니라, 고민을 하다보니 표현히 저절로 그렇게 써지는 느낌이랄까? 작년 단독 인터뷰(싱글지 2015년 4월호)에서도 영향 받은 뮤지션 얘기에서 '가사'를 언급합니다..